
비발디의 『사계(Four seasons)』가 세상에 선보인 지 300년이 되었다. 1725년 안토니오 비발디가 작곡한 사계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각 계절을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로 그려 큰 감흥과 편안함을 안겨주었다. 그래서인지 전 세계인이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 중 늘 으뜸으로 꼽힌다. 그런데 근래 AI가 이 사계를 재편곡한 『2050 불확실한 사계절(2050 The〔uncertain〕Four Seasons)』을 들어보면 더는 자연의 평온함을 느낄 수 없다. 메마르고, 척박하고, 또 거센 음률로 가득 차 있어서다. 그간 우리가 들어 온 비발디의 사계와는 너무나 다른 분위기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AI는 불과 25년 후의 사계절을 이토록 싸늘하게 묘사하였을까?
이미 우리 한반도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뚜렷한 사계절이 사라지고 여름철 더위와 겨울철 한파만이 교차하는 불명확한 ‘이계절화’로 바뀌고 있다. 그동안 누렸던 자연의 순환과 계절의 바뀜이 흐려졌다. 그리고 그 파급효과는 엄청나게 냉혹하게 다가왔다. 멀리 갈 것 없이 2025년 강원도 내 최악의 가뭄이 그렇고, 또 전북 군산 지역에 내린 역대급 집중호우가 그렇다. 급기야 강원도 강릉 지역은 국가재난사태 선포까지 되었다. 그간 다섯 차례 국가재난사태를 불러왔지만, 산불이나 기름 유출 등과 같은 사회재난에 의한 것이었지 가뭄과 같은 자연재난으로 인한 것은 아니었다. 완전 극과 극의 이상기후가 이 좁은 한반도에서 동시다발한 것이다.
앞으로 이상 기후는 더 강하게, 더 짙게 나타날 것이다. 해가 거듭될수록 지구고열화가 더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변화무쌍해진 기후 리스크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터져 나올지 전혀 예측 불가다. 이에 더해 도시 집중화, 과밀화, 노후화된 인프라 등으로 사회재난까지 증폭되면 실로 암담하다. 한낱 기우가 아니다. 그야말로 초 위험 상황이다. 기후 리스크의 파괴력은 우리 삶을 순식간에 헝클어트리고, 기업 도산을 야기하고, 나아가 국가 흥망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점점 세지고 있다. 자체 진화까지 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부숴버릴 정도로 강력해지는 형국이다.
기후변화, 기후위기를 제대로 알고 그 충격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지 미리 체크해 준비해야 한다. 기후 리스크를 잘 파악하면 조금이라도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이유이다. 특히 보험은 단순한 손실 보전을 넘어 재해 발생 전후 리스크 완화와 회복력 강화에 기여하는 전략적 도구로 국가 기후위기 적응 대책의 핵심 요소이다.
이 책을 통해 현재 급진전하는 기후변화와 기후 리스크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하고, 기후변화 적응력과 회복력 강화를 위한 정책 수립과 보험업계의 대응력 제고에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자 서문]
